삶 이야기(건강 등)

보고 싶은 사람

kbd112 2021. 8. 1. 07:50

보고 싶은 사람

 

아흔 셋,

 

하얀 노모가 자리에 누운 지

사흘 째 되던 날

 

멀고 가까운 친족들이

서둘러 모여 들었다

 

어머니!

이제 마지막으로요...

 

이 말은

물론 입 밖에 내지 않고

 

그냥 좀 울먹이는 소리로

 

어머니!

지금 누가 젤 보고 싶으세요?

 

저희가 데려 올게요

 

그 때

노모의 입술이 잠시

 

잠에서 깬

누에처럼 꿈틀하더니

 

" 엄마...!" 라고 했다

 

아흔 셋 어린 소녀가

어디로 간지 모르는 엄마를

 

해지는 골목에서

애타게 찾고 있었다

 

○ 글 : 문정희 /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