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 스님 이야기
성철 스님 이야기
비둘기 목에 진주 목걸이
성철 스님께서 성전암에 계실때였다
기도하러 오는 여신도 중에는
가끔 자신의 신분이나 모습을 과시하려고
요란하게 화장을 하거나 화려한 옷차림에
값진 패물들을 걸치고 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어느 날 스님을 뵙고자 찾아온 여신도를 바라보던 스님께서
돈 많은 그 여신도의 목에 걸려있는 진주 목걸이를 보고 말씀하셨다.
"그것이 얼마냐? 비싼 것이냐?"라고 물으시더니
"이리 가져와 봐라." 하셨다.
여신도는 영문을 몰라하며 진주 목걸이를 스님께 드렸다.
그 즈음 암자에서는 비둘기를 기르고 있었는데
때마침 스님의 손 위에 비둘기가 날아왔다. 그러자 스님께서는
"이 비싼 물건을 네놈 목에도 한번 걸어 볼 테냐?
얼마나 멋있나 보자꾸나," 하시더니
진주목걸이를 비둘기 목에 걸어 주셨다.
그러자 비둘기는 눈 깜짝할 새 스님의 손바닥을 벗어나
산등성이로 날아가 버렸다.
한참 후 그 비둘기가 돌아왔으나
진주 목걸이는 이미 온데간데 없었다.
제자들이 그 목걸이를 찾으려고 온 산을 뒤졌으나
끝내 목걸이는 찾지 못하고 말았다.
이 일이 신도들 사이에 파다하게 소문이 난 후에
스님을 찾아오는 신도들은 비싼 패물이나 화려한 옷차림을 금했다.
혹 화려한 옷을 입고 온 신도들은 스님께 혼구멍이 나기 일쑤였다.
"빌어먹을 년들 절에 옷자랑 하러왔어?" 하시며
대번에 옷을 망쳐 놓았던 것이다.
만일 나중에 가난한 나무꾼이나 약초꾼이 그 진주 목걸이를
주웠다면 스님은 돈 많은 여신도에게 보시의 공덕을
쌓게 한 것이 아닐까?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끝)